여행/기다림, 과거를 다시 말하다
프란츠 아커만은 독일 출신 예술가로 전 세계 도시를 주제로 한 다양한 매체의 작업을 진행합니다. 작가에게 여행은 작업의 원천으로, 홍콩, 아시아, 남미, 호주 등 세계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세계화와 그에 따른 문화 동질화로 변모해 가는 풍경을 작품에 투영합니다.
여행/기다림, 과거를 다시 말하다 는 코로나19로 제한된 물리적 이동의 보류와 팬데믹 이후 진행된 디지털화가 여행에 끼친 인식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회화 속 기하학적인 선과 도형들을 그릴 때 사용된 형광 색상(파랑, 빨강, 자줏빛 등)은 모두 작가가 여행지에서 가져온 안료로 이뤄졌으며, 그 위에 영사된 6개의 영상은 아커만이 30년 넘게 여행하며 수집한 개인 아카이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품 속 영상은 화려한 조명이 펼쳐진 홍콩의 빌딩 숲과 각 지역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거리를 보여주는 한편, 도로를 지나는 태국 택시의 경적과 같은 여행지의 일상적 소음도 함께 들려주기에 각 지역에 대한 작가의 시각적, 청각적 경험을 동시에 체험하게 됩니다. 아커만의 작품은 높은 채도와 기하학적 형태의 단편적 이미지 그리고 도시 이미지가 오버랩되어 생동하는 에너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세계화나 관광이 야기하는 여행 이면에 존재하는 문제를 떠올리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