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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들고 다니는 미술관

2014.04.29

일주&선화갤러리

뒤샹(Marcel Duchamp, 1887~1968)이 여행가방을 꾸린다.

세면도구와 옷가지가 아닌, 자신의 작품을 넣는다. 남성 소변기를 거꾸로 놓고 <샘>이란 이름을 보란듯이 붙여서 전시한 작품 사진을 제일 먼저 넣는다. 모나리자에게 콧수염을 붙여준 작품 사진도 넣는다. 69장의 작품이미지를 넣으며, 자신의 작가로서 인생을 생각해 본다. 점잖은 신사 숙녀들이 한 껏 치장하고 미술관 안에서 한들거리는 꽃을 그린 정물화, 여인의 아름다운 미소와 푸른 드레스가 만져질 듯 묘사된 초상화를 보다가 뒤샹의 남성 소변기 <샘>을 보고 얼굴을 찌푸리며 서둘러 전시장을 나가던 모습 등 한 편의 영화처럼 지난 세월 자신이 도전한 작품 인생이 흘러간다. 가방이 꾸려졌다. 이제 자신의 작품 인생을 소중한 친구 페기 구겐하임에게 전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 가방을 열면 작은 전시가 펼쳐질 것이다. 가방만 열어도 뒤샹을 알아 볼 것이다. 서둘러 방을 나선다.

 

뒤샹의 작품 <여행가방 속 상자>는 가방 안에 있는 이미지들을 모두 꺼내 놓아야만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가방 안에는 ‘진짜 작품’이 아닌, 작품의 사진이 들어 있습니다. ‘복제’에 대한 작가의 큰 주제를 가방 전체가 설명 합니다. 가방 작품 이미지는 1910년부터 19410년까지의 작품들로 장르 또는 모티브에 따라 분류되어 있습니다. 뒤샹은 이런 여행가방을 총 300개 만들었고 그 중 20개는 “de luxe” 버전(가죽 상자)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페기 구겐하임, 카트린 드라이어 등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뒤샹의 여행가방은 당시 아마 뒤샹 보다 더 많은 나라를 다니며 그의 작품을 여러사람들에게 소개했을 것입니다.

 

뒤샹의 여행가방이 2012년 국내작가 22인의 여행가방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구림, 김종구, 한경은, 이세경, 최수앙 등 22인의 작가들이 그 옛날 뒤샹이 여행가방처럼 가방을 꾸렸습니다. 22개의 여행가방은 터키, 싱가포르 등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손에 손을 거쳐 벌써 2년 여 동안 세계 여행 중입니다. 어디서든 가방만 열면 전시가 되기 때문에 여정은 길고 더디지만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습니다.

 

– Sungan Kwon –

 

사진 작가. <응시 The Gaze>등의 개인전 개최.
교동 아트센터,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단체전 참여

 

– Gurim Kim –

 

설치 및 한국 1세대 전위예술가. <매스미디어의 유물>, <현상에서 흔적으로> 등 발표.
파리 비엔날레, 부르클린미술관 등에서 다수 전시.

 

– Dokyun Kim –

 

사진 작가. 백남준아트센터, 서울시립미술관, 일본 마루가메의 Mimoca,
독일 보쿰미술관, 렘샤이드 시립미술관 등의 주요 단체전 참여.

 

– Jongku Kim –

 

설치 및 조각가. 미국 스펜서미술관, 국립청주박물관 등에서 개인전 개최.
사비나미술관, 베이진 센양, 프랑스 Chateau de Garnd Jardin 등에서 다수 그룹전 참여.

 

– Hyojong Seo –

 

설치 및 인터랙티브 퍼포먼스 작가.
예술의 전당,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 주요 단체전 참여.

 

– Sekyong Lee –

 

도예 및 설치 미술가. 독일 뮌스터 베베르카파빌리온, 뒤셸도르프 갤러리 슈멜라,
서울갤러리2 등에서 개인전 개최. 독일, 미국, 벨기에 등에서 주요 그룹전 참여

 

– Kyongun Han –

 

사진 작가. 박수근미술관, 아트스페이스J, 고은컨템포러리사진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 2012 KT&G 사진작가상 수상.

들고 다니는 미술관

구림, 김종구, 한경은, 이세경, 최수앙 등 22인

2014.04.29

일주&선화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