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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원더시티

2018. 6. 21. - 2018. 9. 30.

세화미술관 제 1, 2 전시실

2018년 태광그룹 세화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원더시티〉전은 ‘도시’를 주제로 한다. 이는 미술관의 위치적 특성을 정체성으로 확립하고자 하는 시도이며 동시에 도심 속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에게 현대미술의 언어로 해석된 도시의 모습을 중계하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오피스 특유의 통 유리창을 통해 광화문 대로가 내려다보이는 이곳 세화미술관에서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이미 복잡다단하게 전개되고 있는 현대 도시미학의 담론 중 어떤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춰 진행할까 고민하던 중, 상대적으로 한갓진 미술관에서 분주히 돌아가는 도시 풍경을 바라보는 내부의 시선이 19세기 대도시 파리를 관망하던 ‘산책자(Flâneur)’의 시각과 맞닿아 있음을 느꼈다.

프랑스의 시인 샤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 1821~1867)는 산문시집 『파리의 우울』 에서 근대도시에 최초로 등장한 ‘산책자’라는 존재가 거리산책이라는 새로운 행위를 통해 도시를 모험과 환상의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과정을 드러내었다. 보들레르가 제안한 산책자의 시각은 일견 나태하고 방만하지만, 이 특성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모더니즘 예술을 꽃피울 수 있는 근간으로 작용하였다. 복잡한 대도시의 중심부에서 한 걸음 물러선 산책자의 관찰은 화려한 스펙터클 뒤로 도시가 감추고자 했던 내밀한 속살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기제로 작용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당대 산책자의 시각을 차용한다. 도시를 내려다보는 미술관 내부로부터의 시각, 도시를 살아가는 예술가의 시각, 그리고 이 전시를 관람하는 관람객의 시각이 모두 도시 산책자의 관찰행위로 발현되어 당대의 도시 미학이 현대 도시를 담은 시각적 결과물로 치환되는 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원더시티’라는 주제로 갈음된 현대도시의 미학은 아름답고 경이로우면서도 기이하고 일그러진 이중성을 드러낸다. 박현두, 손경화, 안성석, 올리버 그림, 이환권, 임상빈, 정혜정, 조준용 등 한층 더 겹겹이 복잡해진 대도시를 살아내는 8인의 작가들이 현대적 의미의 도시 산책자로서 각자 자신의 해석이 담긴 도시미학을 제안한다.

도시에 태어나 살고 삶을 영위해온 작가들에게 도시를 관찰하고 해석하는 일이란 곧 자기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보들레르가 ‘산책자’ 존재를 제안하며 이들의 끈질긴 관찰을 통해 대도시 파리의 보다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려 했던 것처럼, 도시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엔 이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도시와 긴밀하게 관계 맺고자 하는 욕망이 어려있다. 이번 〈원더시티〉전을 통해 관람객 역시 작가들의 관찰을 공유하며 이 도시를 관조하는 한 사람의 산책자가 되어 현대도시의 면면과 도시인으로 살아가는 스스로의 삶 또한 되돌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원더시티

박현두, 손경화, 안성석, 올리버 그림, 이환권, 임상빈, 정혜정, 조준용

2018. 6. 21. - 2018. 9. 30.

화-일 10:00-18:00

세화미술관 제 1, 2 전시실

무료

세화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