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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정물도시

2023. 3. 6. - 2023. 6. 30.

세화미술관 제 1, 2전시장

《정물도시》는 세화미술관에서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는 네 번째 ‘도시’ 주제 기획전으로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내외 작가 19인의 작품 총 44점이 전시되었다. 지금까지의 도시 기획전은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신진작가들을 발굴하여 ‘서울’에 대한 도시의 발전과 쇠퇴, 도시를 구축하고 있는 요소들의 미시세계를 다루었다면, 이번 전시는 범위를 확장하여 195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 각국의 작가들을 통해, 그 시대와 지역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회적 흐름과 변화를 들여다보고자 하였다.

일반적으로 정물화는 ‘움직이지 않는 물건’, ‘생명이 없는 사물’을 그린 그림으로 통칭하지만, 과거 초상이나 종교화의 일부에 머물렀던 정물은 16세기를 거쳐 서서히 전면으로 나와 온전히 한 면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식탁 그림에 지나지 않았던 ‘정물화(Still-Life)’가 점점 자본주의와 대중문화의 등장으로 우리 일상에 깊이 파고들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인공물과 상품들로 가득 찬 도시의 풍경을 대변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물도시》는 관습적 정물화가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과 도시의 모든 것을 배경으로 하는 현대적 ‘정물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도시의 묵시적 풍경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이다.

현대 도시를 살아가는 작가들에게 정물의 재현에 대한 다양한 접근은 또 다른 장르의 개척을 의미하기도 한다. 제1전시실은 데이비드 살레, 알렉스 카츠, 로버트 롱고, 조나스 우드 등 동시대 현대미술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를 비롯하여, 미국의 대표적 팝아티스트인 탐 웨셀만, 웨인 티보, 짐 다인 등 50년대 미국의 경제적 부흥과 추상표현주의의 유행 속에서 일상 속 정물이라는 구상적 이미지를 그들만의 기법으로 확립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제2전시실로 향하면서 전시는 서서히 한가운데의 정물에서 도시 속 정물로 줌 아웃 되지만, 도시인의 모습과 함께 거시적 시각으로 확장된다. 도시 풍경의 황홀한 순간을 빛의 환영으로 담고자 한 권용래, 여행지의 풍경을 회화와 영상으로 재현한 프란츠 아커만 등의 작업에는 정물 사이로 공존하는 도시인들의 삶이 녹아 있다. 그리고 마지막 이기봉의 작품에서 물의 흐름을 타고 부유하는 책의 움직임을 통해 생명력 없는 사물에 비가시적 영역을 부여하는 메타포로서의 정물 그 자체에 다시 집중하게 한다.

현대사회의 자화상이기도 한 도시는 재현의 과정에서 그것이 인물화가 될 수도, 풍경화가 될 수도, 또는 정물화가 될 수도 있다. 움직임 없는 정물로 가득 찬 우리의 도시는 여전히 움직이고 살아 숨 쉰다.

정물도시

데이비드 살레, 로버트 롱고, 발레리오 아다미, 빅 무니즈, 알렉스 카츠, 요하네스 하이지히, 웨인 티보, 장 뒤뷔페, 조나스 우드, 짐 다인, 탐 웨셀만, 토니 크랙, 토마스 루프, 프란츠 아커만, 권용래, 김병호, 박미나, 이기봉, 정연두

2023. 3. 6. - 2023. 6. 30.

화-일요일 10:00 - 18:00 (월요일 휴관, 공휴일 정상운영)

세화미술관 제 1, 2전시장

유료 (성인 8,000원 / 청소년 5,000원 / 어린이, 우대 3,000원)

세화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