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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집에서 본 전시 : 유재인의 1000만원TV

2015.04.30

집에서 전시를 봤습니다.

유재인 작가의 <1000만원TV>는 4월17일부터 5월2일까지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아프리카TV(http://afreeca.com/fnfnfnffn)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여기서 1000만원을 벌 수 있는 7가지 방법을 실천하는 방송을 합니다. 대안공간 보안여관은 방송 스튜디오가 되고 관객은 시청자가 되어 작가와 채팅도 가능합니다. 별풍선도 쏠 수 있습니다. 한 편에 2시간여 남짓한 방송을(작품을) 스마트 폰으로 보면서 채팅창에 ‘작가님 복권 빨리 맞춰봐요’도 띄워봤습니다.

 

“예술에 있어서 혁신은 내용도 아니고 형식도 아니고, 기술에서 나온다”는 발터 벤야민의 말처럼 다양한 디바이스, 네트워크로 하루하루 새로운 기술과 함께 ‘삶과 같은 예술’이 구현되고 있습니다.

유재인 작가는 자신을 ‘생활밀착형 작가’라고 합니다. ‘돈을 벌면서 작업해야 하는 작가’, ‘자신의 일상 생활이 곧 작품인 작가’라는 두 가지 의미에서 이렇게 자칭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지난 해 7월부터 100일간 진행한 프로젝트 <개인주의 야채가게>를 시작으로 생활밀착형 작가의 면모를 알리고 있습니다. <개인주의 야채가게>는 작가가 먹고 남은 식재료를 1/n 가격으로 산정하여 되파는 프로젝트입니다. “우리는 혼자서 먹지만 도무지 혼자서 다 먹을 수가 없다”라며 “아무리 먹어도 다 먹을 수 없는 양의 대파 한 단을 팔고 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긍하지 말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경제적 대안을 직접 만들어 보자”고 하면서 만든 프로젝트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진행한 프로젝트가 제가 집에서 본 <1000만원TV>입니다. 작가는 월세를 얻기 위한 1000만원을 벌어 보려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전시 첫 날에는 ‘취직하기-구인구직사이트에 들어가서 공고 찾기’라는 주제로 자신의 전 직장 상사였다는 임옥상 작가와 영상통화를 했습니다. 둘 째 날에는 ‘후원받기-행운의 편지’로 박근혜 대통령, 박원순 시장, 싸이, 류현진, 삼성 등 돈 있을 만한 곳 15개를 뽑아서 이들에게 편지를 쓰고 방송에서 읽어줬습니다. 그 다음은 ‘예술인복지재단 등 기금에 대해 알아보기’, ‘복권 4만5천원 어치 사서 당첨을 노려보기’, ‘자작곡을 만들어서 음악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갈 준비하기’, 그리고 전시 마지막 날인 5월 2일에는 자신의 작품을 전시공간에 걸어놓고 직접 ‘아트페어’를 열어 작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전시는 끝이 납니다. 방송 중간에 광고로도 수입을 노려봅니다. 보안여관 주변 상점 소개, 다른 작가의 전시 소식 게재 등 소소한 광고도 방송됩니다.

작가는 자신의 ‘1000만원 모으기’를 통해 많은 젊은이들의 고민과 젊은 작가들의 고민을 말합니다. 기성세대들의 흔한 말처럼 ‘고생이 싫어서’, ‘쉽고 편하게 살기 위해서’가 아닌 희망, 꿈이 도무지 보이지 않아서 부유하고 있는 젊은이들에 대해 말합니다. 작가로 살겠다는 젊은이들은 그 어려움이 더 할 것입니다. 유재인 작가는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총 동원해 ‘젊은 고민’을 공유합니다. 과장을 조금 보태서 말한다면 60 ~ 70년대 완결이 아닌 과정으로서 예술을 제시하던 것이 2015년에는 개인미디어로 과정을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본 전시 : 유재인의 1000만원TV

2015.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