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아름다운 강산 작은 이야기로 만든 큰 울림
2014.10.16
일주&선화갤러리
일상의 단편이나 평범한 시간을 기록한 미니 캔버스 모음
“집 좀 치우게 주말에 내려올 수 있니?” 일주일 전쯤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오래 된 잡동사니를 치우고 싶은데 제 물건 중에서 뭘 버려야 할지 모르시겠다고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구석에 놓인 상자를 열어 봤습니다. 중고생 때 흔적이 생생한 낙서들, 우정의 표시였던 손 편지들, 대학 시절 드로잉북, 아빠와 샌프란시스코를 배낭여행 할 때 샀던 2달러짜리 오르골… 이 밖에도 이유를 모를 오래된 동전 등이 색이 바란 채 먼지 덮인 상자를 채우고 있었습니 다. 지금은 아무 쓸모도 없고 금전적 가치도 없는 것이지만 그냥 폐품으로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을 보며 한 작가가 떠올랐습니다. 사소해서, 혹은 너무 바빠서 잊기 쉬운 작은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는 그는 뉴욕을 중심으로 세계무 대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인 강익중 작가입니다. 사소한 이야기 모아 거대한 작품으로 강익중 작가는 3인치(약 7.6 cm) 정방형 판넬에 작업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3인치면 가방에 쓱 넣고 다니다가 아무데서나 꺼내 부담 없이 작 업할 수 있는 크깁니다. 이런 작은 그림 블록이 하나씩 모여 거대한 모자이크를 이룹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백남 준 작가와 함께 2인전을 개최했을 때 강익중 작가는 3인치 그림 조각을 무려 6만개나 그렸습니다.
이 조각 이야기들을 나선형 공간에 따라 거대한 소용돌이처럼 전시했죠. 3인치 정도의 크기가 어린 아이들이 쥐고 그리기에도 좋으며 또 잘 어울린다는 사실에 착안해 2004년에는 전 세계 141개국 어린이들이 보낸 12만 9000여 그림 조각을 모아 작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 전시됐던 ‘꿈의 달’이라는 작품입니다. 어두운 밤, 거대한 달 모양으로 찬란한 꿈과 이야기 조각이 수십만 개 모여 있는 장면은 보기만 해도 대단하고 아름다웠지요. 자신만의 이야기가 아닌, 수많은 이의 메시지와 꿈, 이야기를 하나하나 담아 웅장한 그림으로 보여 주는 강익중 작가의 작품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의 흥국생명보험 본사 빌딩 1층 로비에 설치된 강익중 작가의 ‘아름다운 강산’입니다. 로비에는 이 외에도 유명한 작품이 많이 전시돼 있 고, 외부인이라도 10명 이상이라면 누구나 예술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이하 생략)
박보미의 ‘도시미술 산책’ ① 강익중의 ‘아름다운 강산’ (2014.10.10 이코노미스트 기사 中 발췌)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03293
2010 아름다운 강산 작은 이야기로 만든 큰 울림
2014.10.16
일주&선화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