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이 재해석한 이상의 오감도
2009.10.23 - 2009.11.02
일주&선화갤러리
오감도 展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10명의 아티스트가 모여 이상의 오감도를 이야기한다. 천재 혹은 광인이라는 극단적 논란 을 일으켰던 이상의 파격적인 시는 여전히 우리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가 살았던 시기는 어두움과 낯선 빛, 자유와 억압, 쓰디쓴 무력감 속 달콤한 레몬 향기가 공존하던 시절이었다. 이상이 살던 시대는 디지털 미디어로 이야기하는 우리 시대와 겉모습은 다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시 이상의 외로움과 열정은 지금의 우리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심호흡하고 이겨내야만 하는 존재의 쓰라림과 생명의 빛은 어쩌면 그가 말한 얇은 벽지 한 장 사이 인지도 모른다. 우리도 역시 매일매일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며 하루를 살아내듯이… 이해받 지 못하는 씁쓸함, 혼자만의 생각,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 허무함과 무기력함 속에서 살아나가야 하는 존재의 여린 모습은 다시 보아도 역시 외면하고 싶고, 숨이 막히는 안개가 가득한 어둠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것도 우리 삶 속에 진실임을 알기에 나아가 어둠 속의 반짝임을 발견하고자 한다. 모두 알지만 언급하지는 않는 그것, 존재의 심연에서 우리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질문, 흰나비가 되어 날아가고 싶었던 이상의 환상이 우리들의 마음에 이상한 공명을 일으킨다. 시간이 지나도 예술가들은 계속 표현할 것이고 이야기할 것이다. 현실 속 그들 안의 좌절을, 절망을, 그러나 어두움 속 더욱 빛나는 꿈과 이상을. 올해로 꼭 한 세기를 채운 이상의 생일을 기념하여 현대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그에게 헌화(獻畵) 한다. 다만 그가 정답을 내놓고 가지 않았으므로 우리도 자유롭게 놀이하듯 그려본다.
– 참여 작가 –
권용석 / Kwon, Yong Suk
고려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시카고 예술대학 에서 영화와 뉴미디어로 학사학위를 받았다. 단편애니 메이션 <칠십리장화> 등이 SBS에 방송되기도 했다. 권 용석 작가는 한 인간으로서 가졌던 이상의 이상을 주제 로 영상물을 제작했다. 우리 시대의 또 다른 대립과 극 복에 대한 메세지를 전한다.
김성용 / Kim, Sung Yong
성균관대학교 섬유공학과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사진 학과를 졸업했다. <생의 한가운데서>, <위로하는 빛> 등 사진 개인전을 개최했다. 김성용 작가는 이번 전시 에서 공감각적인 기법을 다양하게 실험한 이상의 시에 서 착안해, 시각 장애인들도 읽을 수 있는 사진, 만져지 는 사진을 제작했다. 시각에 촉각과 시간성을 더하는 작업이다.
김성욱 / Kim, Seong Ouk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멀티미 디어영상 과정에 재학 중이다. 이번 전 시에서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가 김성욱은 이미지가 문 자화되어 관객이 움직임과 함께 변화하는 영상 이미 지를 그려냈다. <움직이는 시>를 표현하기 위해 약속된 단어와 숫자가 무한대로 변형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김영석 / Kim, Young Seok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에 재학 중인 강영석 작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한민국 안견 미술대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세계평화 미술대전 등에서 수상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김작가는 시 오감도를 네티즌의 채팅 기호 로 번역, 키보드 자판을 조합하여 그만의 사회적 조감 도를 환성했다. 바코드와 이상의 초상으로 보이는 모자 이크 작품안에서 우리들의 작지만 수많은 표정을 발견 할 수 있다.
노해율 / Noh, Hae Yul
홍익대학교 조소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에 재학중 이다. 2009 대학생 조각 공모전 대상, 2007 KPAM 대한민국 미술제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에서 노해율 작가는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조 각을 제작했다. 이 조각은 상승, 전진 등의 착시효과를 이용해 존재의 꿈과 한계에 대한 좌절과 멈추지 않는 생 명력을 표현한다.
문현미 / Moon, Hyun Mi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성곡 미술대상 작품 코 디네이터 및 문화예술단체 라이프트리 창립멤버로 활 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문현미 작가는 이상의 오 감도를 재해석 한 10명의 본 전시 참여작가를 개별 인 터뷰하여 그들만의 독특한 색깔을 자신만의 시각 언어 로 다시 표현했다. 오감도의 부분과 작가들의 접점을 찾아 맵 형태의 작품을 만들어 연결지점을 탐색한 작품 을 선보인다.
박찬욱 / Park, Chan Wook
홍익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평면-물성-이미 지 展>, <한일 현대회화 展> 등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 번 전시에서 박찬욱 작가는 인간으로서 이상의 작가적 영혼과 관념을 상상하여 그의 의식과 현시대 의 단면을 같은 공간에 배열해 대비시킨 작품과 언어적 힘의 양 면성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오정일 / Oh, Jung Il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등 개인전을 개최했고 서울 시립미 술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오정일 작가는 미세한 머 리카락을 극사실화로 표현함으로써 관계의 모호성과 불안함을 강한 생명력으로 드러내 보인다. 무질서 속 질 서를 통해 구조를 이루고자 하는 이상과 작가의 기본 욕 구를 연결하여 생각해 볼만하다.
이정후 / Lee, Jeung Hoo
홍익대학교 조소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영국 첼시예술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런던 커뮤니케이션대학에서 사진기술 전문학위 를 받았다. 제30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이기도 하 다. 이번 전시 에서 이정후 작가는 낯섬에 대하여 이야 기 한다. 사진을 분리해 재조합한 설치기법으로 삶을 둘러싼 환경을 그만의 질서로 재배치하여 소통하고자 한다.
전효진 / Jun, Hyo Jin
한동대학교 산업정보 디자인학부를 졸업하고 동대학 원을 수료했다. 독특한 그림체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일러 스트 작가다. 전효진 작가는 이번전시에서 확대된 원고 지 한 칸 한 칸을 아름다운 색채와 드로잉으로 채웠다. 일상생활 속 미묘한 정황들이 까마귀의 눈에 대려다 본 이야기 그림으로 펼쳐진다.
현대미술이 재해석한 이상의 오감도
권용석, 김성용, 김성욱, 김영석, 노해율, 문현미, 박찬욱, 오정일, 이정후, 전효진
2009.10.23 - 2009.11.02
일주&선화갤러리